삼성·LG, 글로벌 주요 공급망 활용
누적투자 각각 200억·100억달러 넘어
조선·방산·화학 등 전분야 확대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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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꽉 잡은 현대차… '토요타'와 1위 놓고 공방전
11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2019년 토요타를 제치고 처음으로 베트남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한 후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8만1368대, 7만518대를 팔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2022년에는 8만1498대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9만1115대를 판 토요타에 밀려 2위로 밀렸다. 이후 2023년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또다시 왕좌를 내주는 등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합작해 베트남 난빙성에 생산합작법인 HTMV를 설립했다. 2022년까지 HTMV 1공장과 2공장을 준공해 합산 17만대 규모 생산능력을 갖고 있고,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등 고급 자동차 생산을 늘리고 있다. 기아 역시 2004년 반제품조립(CKD) 형태로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이후, 현재는 베트남 꽝남성에서 타코기아라는 이름으로 현지 조립 생산업체이자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연 5만대의 차량을 만들 수 있는 생산능력을 보유 중이다.
KGM 역시 베트남에서 활약하고 있다. 푸타그룹 산하 자동차 부분 자회사인 킴롱모터스와 CKD 공급 계약을 완료했고, 다낭 인근에 생산공장을 설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4월에 완공이 목표인 이 공장은 연간 생산량 1만6000대를 목표로 하고 있고, 추후 5만대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현지 완성차 생산모델은 토레스와 무쏘 등이다.
◇일찍부터 생산거점 낙점한 삼성·LG… 누적 투자 300억달러 넘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찍부터 베트남을 글로벌 공급망의 주요 생산거점으로 활용해 왔다. 삼성은 베트남에 호찌민 가전복합단지를 비롯해 박닌 생산법인, 타이응우옌 생산법인, 삼성디스플레이 박닌 생산법인, 호찌민 판매법인 등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 삼성은 스마트폰 전체 생산의 약 50%를 담당하고 있으며 국내외 OLED 패널 등도 생산 중이다. 2022년에는 약 3000억원을 투입해 하노이에 R&D센터를 설립하고, 베트남을 주요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용 회장 역시 2020년 현장을 직접 찾아 점검하고, 응우옌 쑤언 푹 전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LG도 전자와 디스플레이, 이노텍이 베트남 하이퐁에 각각 생산법인을 구축하고 TV, 생활가전, OLED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 중이다. 특히 LG전자는 하이퐁 외에도 하노이와 호찌민에 판매법인을, 다낭과 하노이에 R&D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각각 200억 달러,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현재 양사는 미국 정부가 베트남에 2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수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관세정책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인 만큼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이 나오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K방산부터 조선·화학·바이오산업까지 현지 생산·투자 확대
조선과 방산기업들도 베트남 현지 생산기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HD현대는 손자회사 HD현대베트남조선을 통해 연 10여 척의 선박을 만들고 있다. 당초 선박 보수를 위한 법인으로 지어졌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신조를 시작, 신조 200척을 넘겼고 향후 생산능력 증대도 계획 중이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베트남 현지에 항공엔진 정밀 부품을 제작하는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설립한 이후 추가적으로 오는 2028년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추가로 1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HS효성을 포함한 효성그룹은 베트남에서 화학 부문을 비롯한 전 사업부분에 대해 오랜 기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왔다. 2007년 베트남 진출 이후 총 40억 달러(약 5조5000억원)를 투자해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전동기, 화학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 신사업으로는 동나이 지역에 바이오부탄다이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석유나 석탄을 원료로 생산하던 스판덱스 섬유 재료를 친환경 기술로 생산하면서 탄소중립에 기여할 계획으로, 내년까지 연산 5만톤 규모 생산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