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美 IRA 폐지 직면한 현대차… “HEV 현지 생산확대 필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915010007606

글자크기

닫기

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09. 14. 17:58

30일 美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종료
하이브리드 판매 전년동기비 48% ↑
"관세 후속조치 타결이 최대 변수로"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전동화 전략의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오는 30일부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종료되면서 수요 위축이 불가피한 데다, 한미 간 관세 협상 후속 조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며 하이브리드차(HEV) 수출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세액공제 종료가 임박하면서 미국 시장은 HEV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IRA 혜택 종료로 전기차 판매 감소가 확실시되는 반면, HEV는 전기차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충전 불편이 없으며 내연기관 대비 연료 효율까지 높아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HEV 판매는 161만대로 2023년(156만대)보다 37% 늘었다. 이러한 추세는 현대차그룹의 실적에도 반영됐다. 올해 1~8월 현대차그룹의 미국 HEV 판매량은 19만880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7.9% 증가했다.

문제는 공급 구조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판매하는 HEV 대부분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올해 1~7월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 물량만 16만1975대에 달한다. 그러나 한미 관세 협상이 후속 조치 지연으로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장기화될 경우 미국에 판매하는 HEV 모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현재 미국은 "제시한 조건 수용 아니면 25% 관세"라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한국은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없다"며 맞서고 있다.

현대차그룹 HEV 모델의 가장 큰 경쟁 국가인 일본은 한발 앞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지난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산 자동차의 대미 관세를 15%로 낮추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브랜드가 미국 내 HEV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경우, 현대차그룹이 대응할 카드가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8월 토요타와 혼다는 각각 51.1%, 17.0%로 미국 HEV 시장 점유율 1·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12.3%로 3위를 유지했으나, 업계는 25% 고율 관세가 이어질 경우 한일 HEV 모델 간 가격 역전은 불가피하며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이 한층 더 약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IRA 축소에 따른 전기차 판매 감소와 관세 리스크라는 이중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국 내 HEV 생산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동시에 일본 브랜드와 차별화된 경쟁력, 내구성, 서비스 네트워크 등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북미 HEV 전략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에서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생산 중이며, 내년부터는 조지아 HMGMA 공장에서 기아 HEV 모델을 시작으로 현대차 HEV까지 현지 생산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남현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