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이론상 무한 지급도 가능”…빗썸 ‘60조 사고’에 국회 경악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11010004243

글자크기

닫기

심준보 기자

승인 : 2026. 02. 11. 16:45

이재원 대표 "교차검증 시스템 미비" 시인
여야 "마케팅엔 500억 쓰면서 허술한 보안"
금융위원장 "금융사 수준의 타율규제" 언급
업계 "법인 계정 허용, 추진 중 암초 만나"
2026021101000703900040581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가운데)이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빗썸 관련 긴급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60조원 규모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일으킨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이론적으로는 '무한 지급'이나 '외부 유출'도 가능했던 무방비 상태였던 것으로 11일 긴급 현안질의를 통해 드러났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내부 통제 시스템을 지적하며 타율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한 이재원 빗썸 대표는 "지급 예정 수량과 실제 보유 수량을 교차 검증하는 시스템이 이번에는 작동하지 않았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질의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 실수가 아닌 '구조적 위험'이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제 장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아 이론적으로는 비트코인을 무한대로 생성해 지급하거나 외부로 유출해도 막을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간사는 "가상자산 연관 검색어가 '캄보디아 범죄 수익', '해킹' 등일 정도로 시장 신뢰가 바닥"이라고 경고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상장 청탁 의혹 등으로 이미 신뢰가 붕괴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허영 의원은 "마케팅 비용으로 500~600억원 가까이 쓰면서 정작 1억원이면 구축할 수 있는 오지급 방지 시스템조차 없었다"고 비판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렇게 놔두면 대형 사고가 터졌을 시 금융당국도 불상스럽게 뛰어들고 회사는 사과하고 끝나는 그림이 반복될 것"이라며 "결국은 타율 규제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로 빗썸과 실명계좌 제휴 계약 당사자인 KB국민은행도 조치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사태로 인해 빗썸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한 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고객들에게 긴급 주의 문자를 발송했다. 내부 점검과 함께 기존 재계약 조건의 재검토에 돌입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또 빗썸은 사고 수습이 한창이던 지난 6일 직원들에게 임금피크제 도입 등이 담긴 취업규칙 변경 동의를 강압적으로 요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날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자율 규제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며 "금융회사와 동일한 수준의 내부통제 의무화와 무과실 손해배상 책임 도입 등 2단계 입법을 서둘러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로인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법인 계좌 허용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과거 거래소들이 법인 계좌 발급을 자체적으로 중단했던 이유는 해당 계좌가 보이스피싱 인출책이나 불법 도박 자금의 세탁 통로로 악용됐다는 의혹 등 감당이 안 됐기 때문"이라며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법인 계좌 허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내부통제 시스템의 부실함이 드러난 이상 시기상조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 1위인 업비트조차 최근 해킹으로 솔라나 계열 수백억 원대 코인이 탈취되는 등 보안 및 통제 수준은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휴먼에러든 시스템 문제든 기본적인 입출금 통제조차 안 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법인 시장을 열 경우,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심준보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