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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선관위가 공직선거법 제200조 제2항에 따라 궐원된 의석을 정의당 추천순위 2번 조병연 씨에게 승계하도록 결정하면서 절차는 일사천리로 마무리됐고, 형식적으로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부분도 없다. 그러나 정치가 언제나 법 조항의 충족 여부만으로 평가되는 영역은 아니며, 시민이 체감하는 정당성과 신뢰의 문제는 또 다른 차원에 놓여 있다.
임기 종료를 불과 4개월 남긴 시점이었고, 본회의를 앞둔 2월 말 갑작스러운 사퇴와 며칠 만의 승계 확정이라는 시간표는 많은 시민에게 자연스럽게 의문을 남긴다.
정치에서 시점은 단순한 일정이 아니라 메시지로 읽히기 마련이며, 이번 결정 역시 '왜 지금인가'라는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비례대표 의석은 특정 개인의 정치적 공간이 아니라 정당 득표의 결과로 유권자가 위임한 공적 권한이라는 점에서, 임기 말 교체가 단순한 개인 사정으로만 설명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더구나 승계되는 의원이 남은 4개월 동안 세비와 각종 의정활동비를 지급받게 되는 현실은 지역 재정 여건을 우려해 온 시민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법적으로 허용된 절차라는 설명이 가능하더라도, 그 판단이 시민 눈높이에 충분히 부합했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성찰이 필요하다. 합법이라는 말은 최소 기준일 뿐, 정치적 책임까지 자동으로 보장해 주는 면책 조항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은 논란을 더욱 증폭시킨다. 과거에도 목포지역 정의당 비례대표가 임기 중 사퇴하고 차순위자가 승계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비슷한 흐름이 반복된다는 인식은 시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반복은 우연의 영역을 벗어나 구조로 읽히고, 구조로 인식되는 순간 신뢰는 빠르게 약화된다.
정당정치는 법의 빈틈을 활용하는 기술이 아니라, 시민 신뢰를 축적하는 과정 위에서 성립한다. 이번 승계가 단지 규정에 따른 행정 절차였다고 말하는 데서 그친다면, 그것은 설명이 아니라 방어에 가까울 수 있다. 왜 임기를 끝까지 채우지 못했는지, 왜 하필 이 시점이었는지, 시민에게 어떤 판단과 숙고의 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해명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번 결정은 오래도록 의문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비례의석은 정당의 전략적 자산이 아니라 시민이 부여한 권한이며, 그 권한을 다루는 태도에서 정당의 수준이 드러난다. 합법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절차의 정당성을 넘어 시민의 상식과 신뢰를 설득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