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해외 인사들 대거 찾은 프리즈...수준 높인 키아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05010003414

글자크기

닫기

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09. 05. 13:14

3년차 맞은 프리즈 개막...미술계 경기 침체로 초고가 작품 찾기 힘들어
서세옥·서도호·서을호 3부자 미디어아트 '눈길'...유영국 작품 18억원대에 팔려
키아프는 공간 넓히고 출품작 수준 높여 호평
쿠사마 야요이 호박 프리즈 서울
일본 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 작품들이 전시 중인 '프리즈 서울' 전경./사진=전혜원 기자
서울이 세계 미술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세계 2대 아트페어 브랜드인 프리즈와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가 4일 VIP 사전관람(프리뷰)을 시작으로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해 오는 7일(키아프는 8일)까지 순항한다.

미술계 경기침체로 올해 프리즈 서울은 초고가 작품들이 줄어들었지만 해외 인사들의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 키아프 서울은 공간을 넓히고 작품의 질을 높여 예전보다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2022년 시작돼 올해로 3회째인 프리즈 서울에는 지난해보다 10여개 적은 국내·외 110여개 갤러리가 참여해 부스를 꾸렸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리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한국계 미국인 작가 아니카 이의 작품들이 관람객을 반겼다.

프리즈 서울 아니카 이
'프리즈 서울'에 걸린 한국계 미국인 작가 아니카 이의 작품들. /사진=전혜원 기자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수백억원대 대작은 없었지만 몇몇 굵직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는 800만달러(약 100억원) 상당의 구사마 야요이의 노란색 호박 회화와 스테인리스 스틸 호박 작품을 갖고 왔고, 로빌란트 보에나(R+V) 갤러리는 500만달러(약 67억원) 상당의 앤디 워홀의 1981년작 '신화'(Myths)를 내걸었다. 가나아트 갤러리는 65억원 수준인 김환기의 1964년 작품 '새벽별'을 선보였다. 프랑스의 레정뤼미니르 갤러리가 들고 온 14세기 채색 필사본 사본도 100만달러 이상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프리즈는 주최측이 시간대를 나눠 VIP 티켓 소지자들을 입장시키면서 행사장에 관람객이 지나치게 몰리지 않고 적당히 붐비는 분위기였다. 행사장은 찾은 이들은 사진을 찍으며 즐기는 모습이었는데, 페로탕 갤러리의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과 탕 컨템포러리 갤러리의 리우웨이 작품 등은 인기 있는 '포토 스팟'이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이웅렬 코오롱 명예회장을 비롯해 가수 겸 배우 이승기·배우 이다인 부부, 방송인 노홍철, 가수 비·로이킴·엠씨몽, 배우 소유진 등 유명인들도 발걸음을 했다.

특히 올해는 해외에서 온 미술계 인사들의 방문이 크게 늘었다. 국내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눈에 띄는 작품들은 작년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해외 미술계 인사들이 올해 가장 많이 온 것 같다"면서 "프리즈 서울이 3년째를 맞아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세옥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을 찾은 관람객이 고(故) 서세옥 화백의 작품을 재해석한 서도호 작가의 미디어아트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행사장에서는 '한국 수묵 추상의 창시자' 아버지 故서세옥(1929~2020)의 작품을 두 아들이 재해석한 전시도 이목을 끌었다. 서세옥의 작품을 오마주해 소도호, 서을호 3부자가 참여한 미디어아트 전시로, 'LG 투명 올레드 TV'를 통해 제작됐다.

서세옥의 장남이자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인 서도호가 아버지의 회화를 짧은 애니메이션 형태의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해 생동감을 부여했다. 건축가인 서을호는 이번 전시의 공간 연출을 맡았는데, 전시장 입구부터 뒤편까지 한눈에 투과해 볼 수 있도록 작품을 겹겹이 배치했다. 전시장 뒤편에서는 대형 미디어 월을 통해 서세옥의 작업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상영했고, 좌우 측면에는 즐거운 비(1976년作), 행인(1978년作) 등 원작 7점도 걸렸다.

프리즈 서울 전준호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에서 전준호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대부분의 갤러리들이 전속 작가들을 중심으로 작품을 소개하는 가운데 일부 갤러리는 한 작가를 집중 조명했다. 전준호가 10년 만에 여는 개인전으로 부스를 꾸민 갤러리현대의 도형태 대표는 "미술시장이 침체기라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갔다"면서 "전준호 작가의 작품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전했다.

국내 200여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키아프 서울은 올해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키아프는 행사장 공간을 넓히고 심사를 까다롭게 해 참가 갤러리 수를 줄였다고 주최측인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이 개막 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바 있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한층 작품들의 질적인 수준이 높아졌고 여유로운 관람이 가능한 환경이 마련된 것 같다"고 호평했다.

키아프 서울 국제갤러리
'키아프 서울'의 국제갤러리 부스 전경. /사진=전혜원 기자
대부분 갤러리는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PKM갤러리는 프리즈를 통해 유영국의 회화 작품을 18억원대에 판매했다고 전했다. 국제갤러리는 장 미셸 오토니엘 작품을 1억원 초반대에, 우고 론디고네 작품을 7000만원대에, 줄리안 오피의 작품을 6000만원대에 팔았다. 영국 화이트큐브는 안토니오 곰리의 조각, 페이스갤러리는 카일리 매닝의 작품과 겐지로 오카자키 추상화 등을 판매했다.

한편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강남센터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에 나온 구사마 야요이의 100호 크기 '호박 작품'을 판매했다고 전했다. 서울옥션은 이 작품이 프라이빗 세일 형태로 판매돼 판매가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보험가가 1000만달러(약 134억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전혜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