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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트럼프, 美 80년 구축한 시스템 50일 만에 허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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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5. 03. 12. 17:37

"파나마·그린란드·가자에 캐나다까지 위협…약탈적"
"요즘 워싱턴에 산다는 것, 파괴의 현장 있는 느낌"
USA-IRELAND/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연합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미국이 80년에 걸쳐 구축한 시스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앞에서 놀라울 정도로 취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는 미국이 전세계에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NYT는 이날 '권력, 돈, 영토: 트럼프가 50일간 세상을 뒤흔든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50일을 논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50일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50일이라는 짧은 기간 2차 세계대전 승리 이후 80년 동안 공들여 쌓아온 국제 체제의 토대를 허무는 일을 어떤 전임자보다 많이 했다고 NYT는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인 정책 전환 선언 없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편을 바꾸도록 밀어붙였고, 러시아를 침략자로 규정한 유엔(UN) 결의안을 막기 위해 미국의 모든 전통 동맹국들에게도 반대표를 독려했다.

파나마 운하, 그린란드, 가자 지구뿐 아니라 캐나다까지 장악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약탈적인 것처럼 들린다고 NYT는 지적했다.

동맹국을 '미국 경제의 거머리'로 묘사한 후 관세를 부과한 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동맹국 간의 신뢰를 크게 손상시켜 프랑스가 자국의 소규모 핵우산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는 점, 폴란드가 자체 핵무기 개발을 고려하고 있는 점 등도 거론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이었던 딘 애치슨의 저서 '창조의 순간에 있었다'(Present At the Creation)를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껏 미국 대통령들이 이룩한 체제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무너뜨릴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썼다.

그러면서 "요즘 워싱턴에 산다는 것은 마치 파괴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변화가 영구적인지 일시적인지 알기까지는 4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하며, 그때쯤이면 서방 동맹국들은 미국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NYT는 '소프트파워' 개념을 제시한 유명 정치학자 조셉 나이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무임승차 문제에 너무 집착해서 버스를 운전하는 게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고 한 최근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질서를 대체할 시스템에 대한 설명 없이 기존 질서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협상하고 약소국들이 순응하는 19세기 강대국 정치에 가장 익숙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 중국 주재 대사,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에서 나토 주재 대사를 지낸 니컬러스 번은 "지금 가장 큰 논쟁은 이것이 미국 외교 정책 재편을 위한 전술적 움직임인지, 아니면 혁명인지에 관한 것"이라며 "나는 이것이 혁명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이란과 함께 투표하면서 나토 동맹국들을 거스르고 러시아 침략에 맞서지 못할 때, 동맹국들의 영토를 차지하겠다고 위협할 때 뭔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며 "동맹국들과의 신뢰가 무너졌고 이를 결코 회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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