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청년 교무로 2030세대와 소통 가능해
청년 법회서 복 강조...진리 깨닫게 돕는 방편
"자기 마음, 마음대로 쓰지 못해서 괴로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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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남교당에서 만난 고 교무는 요즘 청년들이야말로 종교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진리에 따르는 삶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라고 말했다. 또 청년들에게 마음이 뺏긴 채 살지 말라며 자기 마음을 '마음대로 쓰는 법'을 배우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다.
-원남교당은 어떤 곳인가.
"1964년부터 이 자리에 있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옛 교당을 신축해 2022년 10월 30일 신축봉불식을 봉행하고 교당 업무를 재개했다. 교당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법당인 대각전(大覺展)과 영모실(위패 봉안실)이 있는 '종교관'(3층), '훈련관'(5층),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한옥으로 설계한 기념관인 '인혜원(仁慧苑)', 문화 시설인 '경원재'로 구성됐다. '인혜원'은 삼성그룹 홍라희 여사의 부친인 홍진기 전 법무장관의 원불교 법명인 홍인천에서 '인(仁)'을 따오고 홍 여사의 어머니 김윤남씨의 법명인 김혜성에서 '혜(慧)'를 따서 지었다. 신타원 김혜성 원정사는 법위가 출가위에 이를 정도로 원불교에 대한 공헌이 큰 분이다. 신타원 원정사와 그 유족들은 유산 모두를 원남교당에 희사(기부)하셨다."
-원남교당 청년회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다른 교당 청년회는 활동에 비중을 두는 편인데 저는 법회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법회는 기도하고 설교하고 문답하는 순이다. 1년 내내 법회를 쉬지 않는다. 청년들은 약속도 많고 외부 활동으로 바쁘다. 그럼에도 교당에 오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법회 때문이다. 즉, 마음공부 하러 온 것이고 그것이 중심이 돼야 한다."
-종교가 청년들에게 필요하다고 보나.
"공황장애가 있거나 정신과 약물을 처방받는 젊은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다. 정말로 종교가 필요한 사람은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종교에 대한 청년들의 반감은 '종교 활동'에 대한 혐오이다. '법(法·진리·가르침)'이 아니다. 진리는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설명한다. 원리가 있는 데도 자기의 생각·감정으로 문제를 풀려니까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다. 내가 사는 삶인데 나한테 선택권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청년들이 힘들어하더라. 대부분의 청년은 자기 마음을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곰곰이 살펴보면, 외부 대상과 감각적인 욕망에 마음이 항상 끌려다니는 것을 알 수 있다. '쓰임을 당하는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무의식적으로는 그런 상태라는 것을 알기에 스스로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진리를 따르는 삶은 다르다."
-진리를 따르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
"진리를 따르는 삶이란 순리대로 사는 삶이다. 순리대로 살면 편안하다. 석가모니 부처님이나 소태산 대종사님의 가르침도 따지고 보면 세상의 원리를 파악해서 괴로움을 짓는 일을 애초에 만들지 말라는 조언이다. 대종사님의 기도문이기도 하고 원불교의 반야심경에 해당하는 일원상 서원문을 보자. 이 서원문에는 '심신을 원만하게 사용하는 공부를 지성으로 하여 진급이 되고 은혜는 입을지언정, 강급이 되고 해독은 입지 아니하기로써 일원의 위력을 얻도록까지 서원하고 일원의 체성(體性)에 합하도록까지 서원함'이라고 말한다. 인과를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은혜와 해가 갈린다는 뜻이다."
-법회 때 복을 강조하던데.
"진리를 가르치는 방편으로 복(福)을 강조한다. 요즘 청년들은 개인적인 이해에 민감하다. 본인에게 도움 되는 복을 이야기해야 관심을 둔다. 시작은 개인적 행복 추구였지만 복을 지으려고 하면 기본적으로 나를 비우고 공공을 위해 봉사하는 '무아봉공(無我奉公)'을 해야 한다. 청년들을 보면 과거와 미래에 너무 신경 쓴다. 그러나 마음이 현재에 있을 때만 나답게 살 수 있다. 그래서 저는 '너는 껍데기로 살고 있어. 지금 여기에 있어야 복을 짓고 나다운 삶, 내 마음을 내가 쓸 수 있어'라고 가르친다."
-원불교가 은혜를 강조하는 이유도 일종의 원리라서인가.
"복과 죄는 서로 오가는 인연적 관계다. 한쪽이 있기에 다른 쪽이 존재하는 관계로 결국 이 모든 것이 '은혜'라는 깨달음이 필요하다. 저는 대종경 요훈품에 '중생은 불보살을 복전(福田)으로 삼고 불보살은 중생을 복전으로 삼는다'는 말씀을 좋아한다. 청년들도 이 구절에 공감하더라. 종교를 가지면 남을 위해서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담을 느끼는 데 서로 주고받는 관계라고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젊은 친구들은 이해가 돼야 종교적 가르침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보다 각자의 마음이 제일 소중하다. 마음은 굉장한 힘이 있다. 또 주권이 있으며 위력이 있다. 마음을 빼앗기는 순간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어떻게든 내 마음을 지켜낼 힘이 필요하다. 원불교의 가르침은 그러한 마음의 힘을 기르는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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