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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2시간 넘게 통화했지만…휴전 합의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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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5. 20. 11:24

트럼프 "통화 매우 잘 됐다고 믿어…러-우크라, 협상 즉시 시작할 것"
푸틴 "위기 근본 원인 제거 중요"…즉각적인 휴전에 부정적 입장 고수
KENNEDY CENTER BOARD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케네디센터 이사회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2시간 넘게 전화 통화를 했지만, 즉각적인 30일 휴전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개최 등과 같은 구체적인 진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3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번 통화가 "매우 잘 됐다고 믿는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휴전과, 더 중요한 전쟁 종식을 향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는 이 재앙적인 '대학살'이 끝나면 미국과 대규모 무역을 원하고 있으며 나도 동의한다"라고 밝힌 뒤 "러시아에는 막대한 일자리와 부를 창출할 엄청난 기회가 있다. 그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이 대표하는 바티칸이 협상 개최에 깊은 관심을 보인다"며 바티칸을 협상 개최지로 언급했다.

이와 관련,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레오 14세 교황이 바티칸을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회담 장소로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미국이 중재자 역할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뭔가 일어날 거로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물러날 것이고 그들은 계속 싸워야 할 것"이라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도 트럼프와의 통화 후 흑해 휴양지 소치에서 기자들에게 "전쟁 종식을 위한 노력은 전반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평화 협정의 윤곽을 그리는 각서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서에는 일정 기간 휴전할 가능성을 비롯해 위기 해결 원칙, 평화 협정 체결 일정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푸틴 대통령은 설명했다. 하지만 즉각적인 휴전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러시아의 입장은 명백하다. 중요한 것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기존의 요구 조건을 반복했다. 푸틴의 요구에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군사력 대폭 축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등이 포함된다.

유럽 지도자들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에게 30일간의 휴전을 수용하라고 압박해 왔다. 하지만 푸틴은 선결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이를 거부해 왔고, 이날도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푸틴과의 통화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전화 통화를 했다. WSJ은 미국 행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이 30일간 휴전에 동의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하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 EU, 영국이 참여하는 고위급 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 개최 장소로 터키, 바티칸, 스위스 등을 언급하며 조속한 개최를 희망한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X(구 트위터)에 "미국이 평화 협상에서 발을 빼는 순간 이익을 보는 사람은 오직 푸틴뿐"이라며 미국에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해 줄 것을 촉구했다.

칼 빌트 스웨덴 전 총리는 이번 전화 통화에 대해 "트럼프와의 통화는 푸틴에게 분명히 '승리'였다"며 "푸틴은 즉각적인 휴전 요구를 피하면서 군사 작전을 계속하는 동시에 협상 테이블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 이후 EU,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핀란드 정상들과도 잇따라 통화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 휴전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끊임없는 노력을 환영한다"며 "미국의 지속적인 관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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