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을 앞두고 실시된 5개 기관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최소 0.9%포인트, 최대 12.7%포인트로 나타났다. 똑같은 ARS(전화자동응답시스템) 방식이지만, 편차가 매우 컸다. 이는 일부 여론조사만 보고 판세가 결정됐다고 예단하거나 투표를 포기하지 말고 적극 투표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결국 투표율이 얼마나 높을지, 그리고 사표(死票)방지 심리가 얼마나 강할지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6~27일 실시된 5개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다자대결에서 이재명·김문수 후보간 지지율 최소 격차는 여론조사공정의 0.9%포인트였다. 이재명 후보가 43.6%, 김문수 후보가 42.7% 지지를 각각 획득해 전주 3.2%포인트보다 격차가 거의 없어졌다. 특히 보수 후보가 김문수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46.7% 지지율로 이재명 후보 44.1%를 오히려 앞질렀다.
반면 최대 지지율 격차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로 이재명 49.3%, 김문수 36.6%로 12.7%포인트였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이재명 49.2%, 김문수 36.8%로 12.4%포인트 격차였다. 이와는 달리 본지 의뢰로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이내인 5%포인트 차이로 접전을 지속했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도 두 후보 간 격차가 5.1%포인트 접전이었다.
특히 한국여론평판연구소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지지층별 투표의향이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이재명 후보 지지자는 88%에 달한 반면, 김문수 후보 지지자는 77%에 그쳤다. 보수층에서 여러 여론조사 중 비관적인 것을 맹신해서 투표를 포기하려는 유권자가 더 많다는 얘기다. 정치분석가들은 "보수가 결집해서 적극 투표에 나서서 투표율이 85% 이상이 되면 김문수 후보 당선이 유력하고 그렇지 못해서 투표율이 80% 이하가 되면 이재명 후보 당선이 유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남은 일주일 동안 자신의 정치성향 밝히기를 꺼리는 '샤이보수'들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끌어내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는 얘기다.
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원치 않는 유권자 가운데 얼마 정도가 자신의 표를 사표로 만들지 않기 위해 대신 김문수 후보를 찍을 것인지도 큰 변수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0.73%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갈렸는데 3위인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득표율 2.73%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준석 후보 득표율이 사실상 당락을 가를 가능성이 있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