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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드론전쟁 시대’… 아파치 추가 도입 전면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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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5. 07. 06. 17:56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 예산 전액 삭감
유무인복합체계 확대쪽으로 방향 선회
한반도 지형상 K-9자주포·천무면 충분
우크라전쟁서 무인기 등에 맥없이 격추
2022년 7월 경기도 이천 육군항공사령부에서 열린 대규모 항공작전 훈련에서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가 이륙해 호버링하고 있다. /연합
현존 최고의 공격헬기로 평가받는 아파치 가디언(AH-64E) 헬기를 36대 도입하는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 예산이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사실상 전액 삭감됐다.

약 4조6655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던 아파치 도입이 전면 무산된 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고성능 공격형 헬기가 전장에서 무인기와 휴대용 대공미사일(MANPADS), 대공포 등의 공격에 맥없이 격추되는 등 무기체계의 첨단화가 빠르게 진행된 영향이 크다.

6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심의·의결된 2차 추경에서 국방예산은 정부안보다 900여 억원이 감소했다. 이 중 대부분은 방위력개선비(7개 사업·877억6100만원)에서 감액이 됐는데,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은 97억원이 감액됐다. 올해 본예산 100억원이었던 이 사업은 예산 대부분이 감액되며 3억원만 배정됐다. 그러나 이조차 다른 사업에 전용된다.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은 병력 위주의 지상 전력에서 입체 고속 기동이 가능한 전력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사업이다. 최단시간에 적진 종심(縱深) 지역 깊숙이 침투해 요충지 점령과 핵심 부대 격멸 등 전략·전술 작전을 수행하는 '종심기동작전' 수행을 위해 대형공격헬기 도입이 추진됐다. 육군은 약 1조9000억원이 투입된 1차 사업을 통해 보잉의 AH-64E 36대를 도입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추가로 36대를 도입하기 위해 예산 3조3000억원도 책정했다. 그러나 1대당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 1차 사업 때는 약 16억1000만 달러에 36대를 도입했지만, 2차 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진행된 협상가가 29억1000만 달러로 알려졌다. 대당 도입가격이 66% 상승해 2차 사업엔 약 4조6655억원이 필요하게 됐다.

그러나 우리 군은 지난 5월 합동참모회의에서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 대신 유무인복합체계 등의 전력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아파치 대대의 도입의 이유는 최초 육군 기계화부대의 기동성에 맞춰 화력을 지원하기 위한 공격헬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만 군은 기계화부대는 전차와 장갑차의 전력비율을 조정하지 못했고, 수송헬기 등 기동수단 전력화가 늦어졌다. 상황이 변하자 공격헬기 필요성도 없어진 것이다. 기존 예산 대비 해외 업체의 요구 가격이 크게 높아진 문제도 있다.

특히 한반도에서 기계화부대의 공격속도는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 만약 전쟁이 발발한다면 유럽과 같은 평원에서 펼치는 기동전과 다르게 우리는 대부분 산악지형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계화부대의 공격속도를 제약하고 적도 은폐·엄폐를 더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치 공격헬기의 기동성과 정찰 능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우리 군이 보유한 K-9 자주포나 천무(K-239)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파치 도입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더 강력한 화력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으로 공격헬기 도입에 대한 무용론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공격헬기가 휴대용 대공미사일과 무인기 등에 빈번하게 격추됐다. 개전 이래 러시아군은 300대 이상의 헬기를 잃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새로운 미래전의 형태는 미군의 최신 공격헬기 코만치 헬기 개발 사업까지 취소하게 만들었다. 미 육군은 이미 20억 달러를 투입한 코만치 헬기 개발사업 대신 모든 전투 사단에 드론 1000여 대를 새로 보급하기로 결정했다. 5년간 360억 달러(약 50조4900억원) 규모로 이뤄지는 이번 재정비 계획은 냉전 종료 이후로 최대 규모다.

미군은 군용 차량 험비와 합동경량전술차량(JLTV) 등은 더 이상 구매하지 않고, 대형공격헬기 '아파치'의 일부 구형 모델도 퇴역시킨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파치 공격헬기를 도입하기 위한 예산이 추경에서 전액 삭감됨으로써 사업의 백지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무인기 등 첨단전력 우선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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