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신공장 가동해 해외 공략
을지로타워 매각…비효율 자산 정리
현금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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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방 대표의 경영 전략은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먼저 플러스(+) 부분은 해외시장에서의 활약이다. KT&G의 해외 궐련 사업은 전년 대비 매출 28%, 영업이익은 84% 증가하는 등 전사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덕분에 KT&G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5조9095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 늘어난 1조184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한 건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여기엔 최근 해외서 불고 있는 한국산 담배의 인기에 주목하고 글로벌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한 방 대표의 판단이 주효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인도네시아와 몽골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4위와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선두권 지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방 대표는 글로벌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아시아태평양과 유라시아에 CIC(사내독립기업)를 설립하고, 핵심 인력을 전면에 배치시키는 등 현지 사업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또한 지난 1월 튀르키예 공장에 생산설비를 기존 2기에서 4기로 증설했으며 카자흐스탄 신공장은 4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에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추가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생산부터 영업·유통까지 직접 관리하는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해 수익성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게 방 대표의 구상이다.
저수익 사업은 정리하거나 비용효율화에 나서는 등 군살 빼기(-)에도 돌입했다. 대표적인 것이 을지로타워와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 등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거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 기조 지속으로 부동산 부문의 매출이 2021년 7000억원대에서 지난해 3613억으로 급감하자 이를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궐련(잎담배) 사업의 의존도도 축소하고 있다. 방 대표는 최근 담배 연기와 냄새에 민감해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다양한 맛과 향을 내세운 궐련형 전자담배를 잇따라 출시하는 등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 M&A(인수합병)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배가(X) 시키는 전략도 병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KT&G는 현재 니코틴 파우치 회사 여러 곳을 인수 후보로 두고 다양한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니코틴 파우치는 잇몸에 부착해 니코틴을 흡수하는 비연소 담배로 냄새가 없고 실내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필립모리스와 BAT로스만스 등 글로벌 담배 회사들은 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 KT&G는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제품군이라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던 방 대표의 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주환원 확대로 성과를 나누는(÷)데도 집중하고 있다. 방 대표는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포함해 총 3조7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환원하고 신규 매입 자사주를 포함한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을 소각하기로 했다.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는 방 대표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서 내놓은 메시지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는 "수익성 제고와 성장성 가속화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최우선 과제"라며 "궐련 중심의 사업 구조를 확장형 '모던 프로덕트' 체계로 전환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며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방 대표가 취임할 때만 해도 9만3700원이었던 KT&G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3만7400원으로 약 47%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