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레고처럼 내 마음대로 조립… 기아, PV5로 ‘PBV 시장’ 노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18010010460

글자크기

닫기

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07. 17. 17:32

PV5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 적용
설계 유연성·정비 편의성 등 확보
기본 7종 라인업속 최대 16종 가능
"기술혁신 거듭… 맞춤형 차량 제공"
더 기아 PV5 카고(왼쪽)와 PV5 패신저 외관. /제공=기아
"화물차 뒤쪽이 찌그러졌는데, 예전 같았으면 판금에 도색까지 하느라 며칠은 맡겨야 했겠죠. 그런데 PV5는 모듈 구조라 상한 부분만 갈면 끝이에요. 그 자리에서 모듈만 교체하고 금방 다시 출발했습니다."

기아가 새롭게 선보인 PBV '더 기아 PV5'가 출시되면 앞으로 이런 장면도 흔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마치 레고 블록처럼 모듈 단위로 조립하는 차세대 바디 기술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 덕분이다. 기존 차량들이 고정된 차체 구조 기반이라면, PV5는 전면부와 1열을 공용화하고 그 뒤편은 모듈을 선택해 붙인다. 이 때문에 사고 수리 편의성은 물론 차량 용도 변경, 바디 다양화, 실내 유연성 등 확보가 가능해져 기존 상용차 개념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7일 기아는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PV5에 최초 적용해 PBV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해당 시스템은 차체, 무빙류(도어·테일게이트 등), 외장, 내장의 주요 부품을 모듈화해 다양한 사양을 유연하게 개발하고 생산하는 PBV 특화 기술이다.

1열 이후 구조는 모듈을 선택해 붙일 수 있어 뒷부분 차체나 테일게이트, 쿼터 글라스 등은 필요에 따라 맞춤 조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아는 최대 16가지 바디 타입까지 조합 가능한 체계를 갖췄으며, 우선 7종의 기본 모델을 출시한다.

예컨대 '카고 콤팩트' 모델의 리어 오버행 모듈을 뒤쪽으로 이동시키고 '롱바디 모듈'을 추가하면 전장이 늘어난 '카고 롱' 모델이 된다. 여기에 쿼터 글라스 모듈과 테일게이트 모듈만 교체하면 승객용인 '패신저' 모델로도 손쉽게 전환할 수 있다. 기존에는 목적에 맞는 차를 새로 사야 했다면, 이제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차량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비 편의성과 경제성도 크게 향상됐다. PV5에 적용된 '조립형 후측방 어라운드 가니시'는 후면 외측 패널을 3조각으로 나눠 설계해, 후방 충돌이나 스크래치 발생 시 전체가 아닌 손상 부위만 교체할 수 있다.

기존 차량처럼 판금·도장을 할 필요가 없고, 플라스틱 복합재 소재라 성형이 쉬워 부품 단가도 낮다. 특히 상용차처럼 하루라도 운행을 멈추기 어려운 고객들에게는 큰 강점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차체 구조는 더욱 견고해졌다. 조립형 구조를 바탕으로 바디 골격을 외측까지 확장한 '외골격 환형 구조'는 충돌 안전성과 차체 강성을 높여주며, 진동과 소음도 줄여준다. 롱바디 모델에는 이 구조를 리어 오버행 연장부와 후측방에 이중 적용한 '외골격 듀얼 환형 구조'로 설계해 강성을 한층 더 높였다.

실내 공간도 유연하게 바뀌었다. 트렁크 측면에 위치한 러기지 사이드 트림은 바디 유형과 고객 니즈에 따라 총 7종이 운영되며, 기아의 애드기어, L-Track 마운팅 시스템 등 다양한 액세서리 장착도 지원한다.

기아는 지난달 10일부터 패신저·카고 모델의 국내 계약을 시작했다. 이달 중 PV5 패신저 5인승(2-3-0)과 카고 롱 모델의 양산을 시작으로 다양한 파생 모델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지난해 출시된 현대차의 첫 전용 PBV 모델 ST1이 택배 물류 등 특화 시장을 겨냥했음에도 뚜렷한 판매 성과를 내지 못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목적 모빌리티 콘셉트를 내세운 PV5가 전기차 대중화 흐름 속에서 얼마나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기아는 2027년에는 대형급 PBV도 선보여,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다양한 산업 수요에 맞춰 시장 대응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영호 MSV바디설계1실 상무는 "기존과 다른 레고 블록식 모듈 조립 개념은 초기에는 도전적인 과제였지만, 결과적으로 PBV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차량 개발 방식의 전환점을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차량을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기술혁신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아는 오는 22일 경기도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더 기아 PV5 테크 데이'를 통해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의 기술적 특성과 PV5의 상품성을 미디어에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김정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