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본에 15% 관세 부과... 자동차 관세 25%서 12.5%로
일, 대미 투자 5500억달러 및 수익 90%의 미국 귀속
쌀·자동차 일본 시장 개방
한미 무역협상 급물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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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미·일 무역 합의는 △ 일본산 상품에 대한 미국의 15% 상호관세 부과 △ 일본의 대(對) 미국 투자 5500억달러(759조원) 및 수익 90%의 미국 귀속 △ 미국산 쌀·자동차에 대한 일본 시장 개방 등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일본산 자동차 관세가 현행 25%에서 절반인 12.5%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도 23일 오전 미·일의 관세 협상이 합의됐다며 "자동차와 다른 상품에서 국익을 걸고, 서로 간신히 협상해 왔고, 이런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익을 지키고, 일·미가 상호 고용을 창출하며 좋은 상품을 만들고, 앞으로 세계에서 여러가지 역할을 하는데 투자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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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일본에 15% 관세 부과 △ 일, 대미 투자 5500억달러 및 수익 90%의 미국 귀속
△ 쌀·자동차 일본 시장 개방 △ 자동차 관세 25%서 12.5%로
일본산 상품에 대한 상호관세율 15%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서한을 통해 이시바 총리에게 통보한 25%에서 10%포인트 인하된 것이고, 4월 2일 발표 때 24%보다는 9%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일본은 영국·베트남·인도네시아,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오는 8월 1일부터 19%의 상호관세율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필리핀에 이어 미국과 5번째 무역협상을 타결한 국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방금 일본과 대규모 합의를 완료했다"며 "아마도 지금까지의 협의 중 최대 규모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내 요청에 따라 일본은 미국에 55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며,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이 자동차와 트럭, 쌀과 일부 농산물 등에서 자국 시장을 개방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일본에 상호관세 15%를 부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이날 오후 백악관으로 연방 의회 공화당 의원들을 초청해 한 연설에서 일본이 알래스카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미국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300㎞ 길이의 알래스카 LNG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대만과 함께 일본의 참여를 요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및 그 제품, 25%의 자동차 및 그 부품 등 품목별 관세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12.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NHK방송·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 등 일본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본산 승용차에 대한 관세는 기본세율 2.5%와 함께 총 15%가 된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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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무역협상 급물살 가능성...일본 협상 결과, 한국 최소 기준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경제재정·재생상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했고, 전날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2시간 넘게 협의했으며 이날 오후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회담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57개 경제주체(56개국·지역+유럽연합<EU>) 별 상호관세율을 발표한 후 8번째 미국을 방문한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첫번째 방미 때인 4월 16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50분 면담한 바 있다.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후 엑스(X·옛 트위터)에 "임무를 완료했습니다"고 적었다.
대미 무역에서 경쟁국인 일본이 한국보다 먼저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서 한국도 새롭게 설정된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인 8월 1일 전까지 미국과 협상을 완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방미한 이번주가 협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20일 방미한 데 이어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날 미국에 도착했다. 아울러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에 미국을 방문하며 조현 외교부 장관도 조만간 미국을 찾을 예정이다.
구 부총리와 여 본부장은 25일 미국의 베선트 장관·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2+2 통상협의'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 협의가 무역 협상 타결의 중대 국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 관세율 15% △ 자동차 관세율 12.5% 등 일본의 협상 결과는 한국이 달성해야 할 최소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 대미 투자 5500억달러 및 수익 90%의 미국 귀속 △ 미국산 쌀 수입 전면 개방 등은 한국이 넘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