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1구역선 현대건설·GS건설·HDC현산 3파전 예상
2구역서도 삼성·DL·포스코 맞붙을 듯
여의도 대교선 삼성·롯데 관심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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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치열한 수주전 끝에 시공사를 선정한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 이후에도 적지 않은 정비사업지에서 대형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송파구 '송파한양2차 재건축' 사업지에선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일찌감치 수주전을 예고했다. 이 사업은 1984년 준공된 744가구 아파트를 지상 29층, 총 1346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하는 게 골자다. 공사비는 총 6856억원이다.
GS건설은 지난달 21일 출사표를 내고, 이달 초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수주를 위해 국내 주요 5개 은행으로부터 금융의향서를 받았으며,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에이럽', 덴마크 건축디자인 설계사 '어반 에이전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등과 협업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 입장에서는 지난해 '자이' 브랜드 리뉴얼 이후 첫 수주전에 임하는 셈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이에 맞서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중국 상하이 세계금융센터의 구조 설계를 담당한 LERA와, 세계적 조명 디자인 기업 LPA와 협업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주거 솔루션 'AI 홈에이전트'와 입주민의 신체·정신적 건강을 종합 관리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송파한양2차 재건축 시공사 입찰 마감일은 다음 달 4일이며, 최종 시공사는 이르면 10월 중 결정될 예정이다.
성동구 성수1구역과 2구역에선 각각 삼파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우선 성수1구역은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최대 사업지로 꼽힌다. 최고 65층, 3014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게 골자로, 총 공사비만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시공사 입찰 마감일은 오는 10월 13일이며, 최종 선정은 연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각각 관심을 드러낸 가운데, GS건설은 오랜 기간 수주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조합이 제시한 입찰보증금 1000억원과 입찰지침 등을 두고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신경전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설계사 SMDP와 구조 엔지니어링 기업 LERA와 협업하기로 했다. GS건설도 글로벌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와의 협업 및 하나은행과의 금융협약을 체결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초고층으로 지어지는 성수1구역 수주를 위해 각종 설계안을 공개하기 위한 홍보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인접한 성수2구역 재개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고 65층 규모에 총 2609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가 수주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사업 역시 연내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는 '대교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관심이 모인다. 1975년 지어진 576가구 아파트를 최고 49층, 총 912가구 새 주상복합 아파트로 짓는 게 골자다.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는 7721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말 열린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에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등 7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마감일은 다음 달 2일이며, 유찰이 없을 경우 오는 10월 18일 열리는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가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롯데건설 간 2파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과거의 선별 수주 기조에서 벗어나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방점을 찍은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핵심 입지의 대형 정비사업지를 선점하는 것이 곧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추가 사업 수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파격적인 금융 조건과 차별화된 설계안을 앞세운 '출혈 경쟁'까지 불사하며 총력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도심 핵심 정비사업은 수백억원대 입찰보증금과 막대한 홍보비 등 부담이 크지만, 브랜드 가치 제고와 향후 포트폴리오 확보를 위해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대형 건설사 간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 수주 경쟁은 앞으로 더욱 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