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이창용 “내년 물가 상승률 2.1%…고환율, 성장 양극화 측면에서 위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17010009547

글자크기

닫기

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12. 17. 16:16

환율 상승, 물가·성장 양극화 우려…“K자형 위기 가능성”
국민연금 해외투자에 “거시 파급효과 고려해야”
"대미투자가 원화절하 원인, 과도한 생각"
251217_142653_(C)BOK_054A5402_사진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비슷한 2.1%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도 "환율이 지금과 같은 높은 수준을 지속한다면 이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사에서 열린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내년 소비자 물가의 경우 공급측 압력이 줄면서 근원물가가 안정되고, 국제유가 약세도 이어지면서 올해와 같이 2.1% 수준으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연간 상승률(2.3%)보다 낮은 2.1%로 집계됐다.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9%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10월과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2.4%를 기록했는데, 원·달러 환율 상승이 0.1%포인트, 기상 악화 등 일시적 요인이 0.2%포인트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12월부터 작년 말에 급등했던 환율과 국제유가의 영향이 기저효과로 작용하면서 물가의 하방 요인이 나타나 내년 1분기 중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 안팎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재의 1470원대 고환율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경우 물가 상승률이 0.2%포인트가량 높아진 2.3% 안팎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이날 고환율 상황에 대해 "과거 IMF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며 "지금처럼 환율이 올라가게 되면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이 극렬하게 나뉘는데, 'K자' 형태로 성장의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위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성 확보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시 거시적인 파급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0년 전과 달리 국민연금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해외투자에 있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은 국민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환 헤지 개시와 중단 시점, 의사결정 방식이 너무 투명하게 공개돼 있어 환율 방향성에 대한 기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룰을 덜 투명하게 해서 패를 다 까놓고 게임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가 원·달러 환율을 장기적으로 밀어올리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다른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정도로만 대미 투자를 하게 돼 있다"며 "대미투자가 장기적으로 원화 절하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과도한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상욱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