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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뒤 공개될 한강 미공개 원고는 ‘사랑하는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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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10. 11. 17:24

2019년 노르웨이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에 5번째 작가로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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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노르웨이 오슬로 외곽 미래도서관 숲에서 원고 전달식을 하는 한강. /연합뉴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이 이미 완성했지만 앞으로 90년 뒤에나 공개되는 작품이 하나 있다. 내용과 분량, 형식, 주제 등은 공개되지 않은 이 글의 제목은 '사랑하는 아들에게'(Dear Son, My Beloved)다.

한강의 이 작품은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개념미술가 케이티 패터슨의 주도로 2014년 시작한 노르웨이 '미래도서관' 프로젝트 일환으로 쓰였다. 이 프로젝트는 100년간 매년 1명씩 작가 100명의 미공개 작품을 노르웨이 오슬로 외곽의 한 숲에 심어진 나무 총 1000그루를 사용해 2114년에 출판하는 사업이다.

한강에 앞서서는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 노르웨이 작가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등 노벨문학상의 단골 후보로 꼽히는 작가들이 참여했다. 한강은 다섯 번째 작가로 참여했고, 아시아 작가로는 처음이었다.

한강은 2019년 5월 노르웨이를 찾아 오슬로 외곽 '미래 도서관의 숲'에서 '사랑하는 아들에게'의 원고를 전달했다. 그는 흰 천을 한국에서 가져와 원고를 봉인하며 "마치 내 원고가 이 숲과 결혼하는 것 같았고, 또는 바라건대 다시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작은 장례식 같았고, 대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세기의 긴 잠을 위한 자장가 같았다"고 했다.
원고는 제목 외에는 모두 베일에 싸인 채 봉인돼 오슬로 도서관에 보관 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패터슨은 전달식 당시 한강을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 이유로 "한강은 인류와 존재, 아름다움, 비애에 대해 매우 명료하고 아름답게 말한다"며 "그의 글은 매우 친밀하고 우리 안으로 날카롭게 파고들어 온다. 매우 시적이면서 정신적 상처를 다룬다"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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