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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층 삼둥이 아래 녹음 우거진 숲… 현대차, GBC에 미래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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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03. 19. 18:20

녹지 중심 배치… 공공성 등에 초점
강남에 '축구장 2배' 크기 시민공간
미래 모빌리티·문화공간 거점 기대
현대차·서울시, 협의회 꾸려 추가협상
서울 강남 한복판, 하늘 높이 솟아있는 현대차그룹의 '54층 삼둥이' 빌딩. 그 아래, 녹음이 우거진 도심 속 공원에선 시민들이 여유롭게 산책을 즐긴다. 울창한 은행나무 그늘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바로 옆의 전시장과 공연장에선 각종 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건물 옥상에선 UAM(도심항공모빌리티)이 이착륙하고, 현대차의 자율주행 셔틀이 매끄럽게 도로를 누빈다. 미래 모빌리티와 자연,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곳. 바로 현대차그룹이 조성 중인 GBC(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의 미래 모습이다.

◇ 축구장 2배 도심숲…공공성·지속가능성 ↑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GBC는 242m 동일한 높이의 54층 타워 3개동과 전시장과 공연장 등의 저층부 2개동으로 조성된다. 단지 중앙에는 시민들에게 개방된 대규모 녹지공간이 들어선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건물에서 녹지는 부수적인 요소로 취급되지만, GBC에서는 설계 단계부터 녹지를 중심으로 건물 배치가 이뤄졌다.

특히 이 녹지는 은행나무 단일 수종 군락으로 조성되어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공간이 될 예정이다. 시민들은 나무 아래서 휴식을 취하거나, 자연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즐길 수 있다.

또 규모 면에서도 국내 최대 수준으로, 축구장 2배 크기(1만4000㎡)에 달해 강남 도심권 내 대표적인 열린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GITC)와도 인접해 강남에서도 서울광장 2배의 시민 공간이 확보되는 것이다.

GBC의 녹지는 단순한 경관 요소를 넘어 실질적인 환경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이는데, 탄소배출 저감·미세먼지 정화 등 서울의 환경 개선에 기여하며, 코엑스·잠실·MICE한강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보행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미래모빌리티 혁신 거점이자 복합문화 공간

이와 함께 GBC는 미래 모빌리티 혁신 거점이자 랜드마크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타워동은 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기술과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건물 인프라와 융합된 하이테크 업무시설로 활용된다. 이를 통해 GBC는 미래 신사업을 위한 테스트 베드이자, 전 세계 모빌리티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협업하며 시너지를 창출하는 '모빌리티 혁신 클러스터'로 기능하게 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GBC는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 실험 등을 통해 단순한 오피스 공간을 넘어 육지와 하늘을 연결하는 미래 모빌리티 허브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BC에는 업무시설뿐만 아니라 복합문화공간도 들어선다. 저층부에는 전시장과 공연장 등이 조성되며, 단지 중앙 녹지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돼 글로벌 문화 거점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전시장은 체험형 과학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인터랙티브 공간으로 꾸며져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이 혁신과 창의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공연장은 최첨단 음향 시스템이 적용된 최신 시설로, 폭넓은 장르의 공연을 수용할 수 있다.

또 GBC 전망대에서는 한강, 잠실, 봉은사 등 강남 주요 명소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예정이다. VIP 방문객들을 위한 럭셔리 호텔과 오피스텔도 함께 들어선다. 현대차그룹은 공사비와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1개 동을 지분 매각이나 임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세계적 건축가인 노먼 포스터가 고령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경험을 토대로 GBC 디자인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 조만간 협의회 구성… 현대차·서울시 "조속 추진"

현대차그룹과 서울시는 민간·공공·전문가 등 10명 내외로 구성된 협상조정협의회를 꾸려 추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건축 변경·지구단위·교통 계획 등이 담긴 개발계획 변경제안서를 접수한 서울시는 현재 해당 서류를 검토 중이다. 당초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6년 105층 1개동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던 바 있다.

개발 계획이 '54개층 3개동'으로 바뀐 만큼 협상의 핵심 쟁점은 공공기여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GBC 부지의 공시지가는 10년 사이 4배 가까이 상승했다. 2016년 협상 당시 약 1조7500억원이었던 공공기여분이 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건축 계획의 적정성, 교통 체계, 보행 동선 등 변경 사항에 대한 전반적 논의도 이어질 예정이다. 향후 협상 결과를 토대로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 절차도 추진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사이 협의회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GBC는 대한민국의 대표 랜드마크로 건립될 예정"이라며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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