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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경력 표기다. 해당 기관은 노벨평화상 수상 이력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된 공식 기념기관으로, 정부 조직이나 선거기구가 아닌 독립 법인이다. 실제 재직 사실이 입증 가능한 기관 경력이다. 그럼에도 전남도당은 "전·현직 대통령 실명 사용은 불허한다"는 지침을 근거로 대표경력에서 '김대중'을 제외하고 '노벨평화상기념관'으로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안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 질문은 단순하다. 규정은 무엇을 금지하고 있는가.
지침을 보면 불허 사례로 제시된 것은 '○○○선대위', '○○○선거대책위원회', '○○○대통령후보 특보', '○○○정부' 등 정치적 연계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이다. 특정 정치인과의 선거적·정치적 관계를 강조하는 경력 표기를 제한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반면 기념기관은 선거기구도, 정치활동 조직도 아니며 법적 명칭을 가진 공식 기관이다.
더구나 같은 지침에는 "기관 및 단체의 명칭은 법적 등록 명칭 또는 공식 명칭을 사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공식 명칭을 쓰라는 규정과, 공식 명칭에 포함된 이름은 삭제하라는 해석이 동시에 적용되면서 규정 간 충돌이 발생한다. 공식 명칭을 그대로 쓰면 대통령 실명 사용이 되고, 삭제하면 공식 명칭이 아니다. 어느 조항을 우선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 없이 특정 방향의 해석만 제시된다면, 그것은 원칙의 적용이라기보다 선택의 문제에 가까워진다.
경선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불리의 계산이 아니라 동일 기준의 적용이다. 실제 재직이 입증되는 기관 경력은 인정한다면서, 대통령 이름이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만 축약을 요구한다면 해석의 일관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정 사안에서는 엄격하게, 다른 사안에서는 완화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공정 경선이라는 전제가 약화된다.
이번 사안은 특정 후보의 문제가 아니다. 규정의 체계적 해석이 가능한지, 동일 기준이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다. 선거 관리에서 규정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그 규정이 상황에 따라 달라 보인다면 논란은 불가피하다.
최종 판단은 공천관리위원회가 내리겠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논란을 봉합하는 결론이 아니라 기준을 분명히 밝히는 설명이다. 공식 명칭조차 정치적 해석의 대상이 되는 상황에서, 경선의 공정성을 지키는 잣대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